에어컨 필터 교체, 에바 청소를 해도 에어컨이나 히터 동작 시 냄새가 나는 경우, 특히 외기 유입 상태일 때 냄새가 나는 경우에는 카울 내부에서 냄새가 발생하는 경우로, 이때 카울 청소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자동차 카울 청소를 진행한 경험을 공유해 본다.
카울이란 ?
자동차에서 카울은 본네트와 전면 유리 사이에 와이퍼 암이 장착된 부분으로, 대체적으로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이 카울을 통해 외기가 유입된다. 유입된 공기는 자동차 내부로 들어오면서 댐퍼를 만나는데, 이 댐퍼가 닫혀 있으면 내부 순환, 열려 있으면 외부 유입이 된다. 여기를 지나면 에어컨 필터(캐빈 필터)를 지나 블로워 모터를 지나고 에바포레이터(여기를 통과하면서 공기가 차가워진다, 에어컨)와 히터코어(여기를 통과하면서 공기가 뜨거워진다, 히터)를 지나 실내로 유입된다.
아래 이미지는 차량으로 외기가 유입되는 흐름을 잘 설명하고 있다. (Car heating system: how it works) Fresh Air로 표시된 곳에 카울이 위치한다.
공기가 유입되는 경로에서 에어컨 필터(캐빈 필터)나 에바포레이터가 냄새(쉰내 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래서 에어컨이나 히터 냄새가 날 경우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거나 에바포레이터를 청소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도 냄새가 날 경우에는 카울 내부에 냄새가 나는 물질로 인해 냄새가 발생하는 경우로 의심할 수 있다. 카울 내부에는 찌든 때와 먼지, 도로의 분진에서부터 낙엽이나 씨앗, 열매, 심지어는 벌레의 사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울 청소 방법
카울 청소를 하려면 와이퍼 암을 분해하고 카울을 분해한 후, 카울 청소를 한다. 이후 다시 조립을 하면 된다. 기아 스포티지 R 차량을 대상으로 진행 방법을 설명한다. 다른 차량일 경우에도 분해 순서는 거의 동일하나, 자세한 순서나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참고하도록 한다.
준비물
- 소켓렌치세트(복스알) : 14mm 전후의 소켓이 필요하다(제조사에 따라 12~16mm). 와이퍼 암 탈거에 사용하며, 수공구로도 충분하다.
- 십자드라이버, 헤라 : 카울 제거 등에 필요하다.
- 물티슈, 세정티슈, 스팀 청소기 : 분해된 카울과 카울 내부 청소에 필요하다.
와이퍼 암 탈거
먼저 본넷을 열고 와이퍼 암 볼트 커버를 일자드라이버나 리무버로 제거한다. 흠이 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틈을 만들어서 재끼면 되는데, 잘못하면 튀어나가 엔진룸 속에 들어가 찾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와이퍼 암 볼트 커버를 제거하면 와이퍼 암을 고정시키는 볼트가 보이는데, 14mm 소켓을 이용해서 볼트를 풀어준다.
와이퍼가 장착된 상태에서(와이퍼를 제거하면 와이퍼 암의 쇠 부분이 앞유리를 타격하여 유리가 손상될 수 있음) 와이퍼가 있는 위치를 테이프 등으로 붙여 표시해 둔다(차종에 따라 유리에 표시가 되어 있는 차량도 있음).
와이퍼 암의 접힌 관 부분을 상하로 흔들어 주면 와이퍼 암 체결 부분이 흔들리면서 와이퍼 암이 탈거된다. 탈거된 와이퍼 암은 추후 조립할 때 운전석 및 조수석이 바뀌지 않도록 보관해 둔다.
카울 탈거
카울을 차체에 고정시키는 플라스틱으로 된 키를 제거하고, 방음 스펀지나 고무류를 제거한다. 차체와 카울을 고정하는 부분을 헤라로 제껴서 분리한 뒤, 카울에 연결된 워셔액 호스를 분리한 후 카울을 천천히 들어내면 카울이 차체에서 분리된다.
카울 청소
카울 커버 제거 후 드러난 카울 내부의 모습이다. 안쪽으로 에어컨 필터(캐빈 필터)가 보인다. 상태는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었다. 찌든 먼지와 씨앗으로 보이는 이물질들이 보인다.
공기 흡입구 위에는 철판으로 가려져 있어 빗물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왼쪽 편에는 외부로 유입된 물이 흘러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먼지나 이물질이 있어도 비 오는 날 운행하게 되면 빗물이 유입되고 자연스럽게 씻겨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청소를 할 때는 내기 순환 상태로 해두어야 청소하면서 발생하는 먼지나 이물질이 차량 내부의 에어컨 필터 쪽으로 유입되지 않는다. 만약 내기 순환 상태가 아니라면 차량의 키를 돌려 ACC 상태로 만들고, 내기 순환 버튼을 눌러 내기 순환 상태로 변경한다.
카울의 안쪽 벽면은 물티슈나 세정티슈로 청소하고, 바닥면은 차량 내부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물로 청소해도 된다. 카울의 바닥면 양쪽에는 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배수구가 준비되어 있다. 운전석 쪽에는 와이퍼 모터가 있는데,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티슈나 물로 청소한다. 스팀으로 청소하면 더욱 좋다. 차량용 세정제를 이용해도 좋다. 카울 커버는 티슈나 물로 깨끗하게 청소한다. 카울 커버는 물청소해도 문제가 없으므로 가급적 물청소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청소가 완료되면 분해의 역순으로 하여 조립을 한다. 요즘 자동차 외기 필터(카울 필터)라고 카울 내부에 장착하는 필터 제품도 있다고 한다. 카울 분해가 쉽지 않으므로 필터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 이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
마치며
카울 청소를 깨끗하게 하니 차량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가 좀 더 상쾌해진 것 같다. 사실 카울 내부의 먼지나 이물질은 에어컨 필터가 걸러 주므로 내부에 들어올 염려는 없을 듯 하다. 그러나 차량의 상황에 따라 카울 내부에 냄새의 원인이 있었다면 냄새가 제거되는 효과는 분명하다. 에어컨, 히터 냄새의 원인이 카울 쪽으로 의심되거나 차량 연식이 오래되었을 경우 카울 청소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작업에 필요한 공구가 없거나 DIY에 경험이 없는 경우, 무리해서 작업하지 말고 정비소에 탈거를 의뢰해서 청소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