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커피 쏟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노트북 침수로 인해 전원을 끄고 뒤집는 것부터 시작해, 내부 세척과 건조까지의 실제 복구 과정을 정리했다.
카페라떼 한 잔이 노트북에 쏟아졌던 그날, 당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한 기록이다.
노트북에 커피 쏟았을 때
노트북에 커피를 쏟았다.
이제 막 사온 카페라떼, 그것도 그란데 사이즈였는데 거의 전부 키보드 위로 쏟아버렸다.
순간 너무 많은 양이 흘러내려서 당황했지만, 우선 재빨리 노트북을 뒤집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휴지로 키보드 부분을 닦아내며 황급히 전원 버튼을 눌러서 껐다.
노트북을 일단 뒤집고 닦기
뒤집어 놓은 상태에서 외부에 묻은 커피를 모두 닦아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자 노트북 본체 옆부분에서 커피가 조금씩 새어 나왔다.
아마도 쏟아진 커피 일부가 내부로 들어갔다가 흘러나오는 듯했다.
틈틈이 흘러나오는 커피를 닦아내며 계속 뒤집어 두었더니, 어느덧 흘러나오던 커피도 멈췄다.
집에 와서 보니… 배터리가 부풀었다
집에 돌아오니 노트북 옆면이 약간 벌어진 듯 보였다.
분해해보니 배터리와 HDD 쪽에 커피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배터리가 부풀어 있었고, 이 때문에 옆면이 벌어진 것으로 보였다.
즉시 배터리와 본체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제거하고 서둘러 배터리를 분리했다.
집에 오는 도중에 배터리가 부풀어 오른 듯한데, 화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냉각팬 내부까지 스며든 커피
냉각팬을 분리해 들어내니 이곳에도 커피 자국이 있었다.
반대쪽 냉각팬을 분리해보니 역시 커피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보드 표면에는 커피가 직접 묻은 흔적은 없었지만,
배터리가 부풀어 올라 있었기 때문에 보드 손상이 우려되었다.
냉각팬 제거 후 보드를 들어내 보기로 했다.

키보드 기판 아래의 흔적
보드를 들어내니 키보드 기판이 드러났다.
커피의 흔적이 있었지만, 보드에 투명 커버 처리가 되어 있어 실제 회로까지는 침투하지 않은 듯했다.
눈에 보이는 커피를 닦아냈다.
하필 카페라떼라서 우유 성분이 섞여 있어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

키보드 기판 쪽에도 커피가 묻어 있었지만, 키보드가 일체형이라 분리하기 어려웠다.
보이는 부분만 닦아내고 다시 조립했다.

조립 후 테스트
보드와 냉각팬을 다시 조립하고 보이는 부분은 모두 닦았다.
키보드는 분리할 수 없는 구조라 세척하지 못했지만,
우선 말려보고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기로 했다.
부풀어 오른 배터리는 제외하고, 배터리 없이 노트북을 조립했다.

2일 후, 다행히 정상 작동
2일 정도가 지난 후 어댑터를 연결하고 전원을 넣어보니 잘 동작했다.
키보드도 모두 정상 작동했고, 눌림감이나 뻑뻑함도 없었다.
다만 키보드에서는 카페라떼 냄새가 났다.
우유 냄새라서 썩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일부러 맡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 정도였다.
냉각팬 바람에서도 살짝 카페라떼 향이 났다.
키보드를 교체하고 배터리를 새로 장착하면 냄새 없이 예전처럼 쓸 수 있을 듯하지만,
이제 오래된 LG노트북이라 굳이 수리하지 않고 어댑터만 연결해서 데스크탑처럼 쓰기로 했다.
휴대성은 포기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난 것만으로도 고맙다.
커피를 쏟았다면 이렇게 하자
노트북에 커피 쏟았을 때,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나 고장이 날 수 있다.
다행히 내 경우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작동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다음처럼 조치하면 도움이 된다.
- 즉시 전원을 끄고, 노트북을 뒤집어 더 이상 액체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 커피가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으면 분해하여 내부를 닦아낸다.
- 키보드는 분리해 세척하고, 분리 불가능한 일체형 키보드는 교체를 고려한다.
- 배터리가 부풀거나 변형되면 즉시 폐기하고 새 제품으로 교체한다.
- 헤어드라이기 등 뜨거운 바람은 금물. 케이스 변형이나 보드 손상의 원인이 된다.
- 세척 후 바로 전원을 켜지 말고, 2~3일 이상 충분히 말린 뒤 테스트한다.
- 전원이 들어와도 안심하지 말고, 중요한 데이터는 먼저 백업해 둔다.
마치며
노트북에 커피 쏟았을 때는 누구나 당황한다.
하지만 전원을 즉시 차단하고, 액체가 내부로 더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운이 좋게 다행히 살아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많은 수리비가 들게 된다.
노트북과 함께라면 부주의 하게 커피를 쏟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