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를 켜면 타는 냄새? 원인부터 수리까지 직접 겪은 후기

언제부턴가 자동차 히터를 켜면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문제의 원인을 판단하기 어려웠으나, 여러 가지로 알아본 끝에 결국 원인을 밝혀내고 수리하여 지금은 쾌적한 차량 실내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히터를 켜면 타는 냄새의 원인, 수리 비용, 그리고 해결까지의 과정을 공유해본다.

체인 커버 누유, 그냥 타도 괜찮을까?

2019년 자동차 검사에서 체인 커버 누유 증상이 확인됐다. 체인 커버 주위로 누유 부위가 육안으로 확인되고, 먼지와 기름 찌꺼기가 보이며 살짝 젖어 보이기도 했다.

다행히 엔진오일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고, 1주일 간격으로 엔진오일 게이지를 확인해도 감소가 없었다.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그 후로는 가끔씩 게이지만 확인하며 운행을 계속했다.
(관련글: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 누유 대처 방법)

헤드 누유까지? 하지만 엔진오일은 줄지 않았다

2022년 12월경 자동차 검사에서는 헤드 부분 누유가 확인되었다. 이때도 엔진오일 감소는 없었고, 별다른 이상 없이 계속 운행했다.

자동차검사에서 헤드부위 누유 판정
 자동차검사에서 헤드부위 누유 판정

히터 켤 때마다 느껴지는 기름 타는 냄새

그러다 2024년 10월경부터 히터를 켜면 기름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냄새로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시동 후 일정 시간 주행하면 어김없이 증상이 반복되었다.

실내로 타는 냄새가 유입되어 흡입하게 되면 건강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 빠른 조치가 필요했다.

히터를 켜면 타는 냄새의 원인은?

차량이 식은 상태(냉간 시)에 엔진룸을 열어봐도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웠다. 엔진룸과 본네트 사이에는 웨더스트립 같은 고무 처리가 되어 있어, 냄새가 쉽게 유입되진 않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충분히 주행 후 히터를 켜면 타는 냄새가 날 때쯤 엔진룸을 열어보니, 같은 냄새가 확실히 엔진룸 안에서 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엔진 구조상 헤드 아래에 배기관이 연결되어 있는데, 헤드 부분에서 누유된 오일이 배기관에 떨어지면 뜨거운 열기로 인해 타면서 냄새가 나는 상황으로 예상되었다.

로커암 커버가 분리된 모습
 로커암 커버가 분리된 모습

카센터 방문기: 믿을 곳 찾기까지의 여정

첫 번째 카센터: “디젤 차량은 이 정도 냄새는 난다”

체인 커버 및 헤드 누유 수리를 전문으로 한다는 카센터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더니, 비용은 대략 45~55만 원 선이었다.

동네 카센터 한 곳에 방문하여 증상을 설명했더니, 사장님은 리프트에 차량을 올려 살펴보더니 “디젤 차량은 이 정도 냄새는 난다”며 그냥 타도 된다고 했다.

뜬금없이 “엔진오일 교환할 때 얼마짜리 쓰냐”는 질문까지… 7~8만 원이라고 하니, 요즘은 그 가격대 제품은 없다며 13만 원짜리를 추천하셨다. 결국 여기서는 답을 얻지 못했다.

두 번째 공업사: 차량도 안 보고 견적 150만 원?!

인근의 1급 공업사를 방문했지만, 차량을 보지도 않고 원인 설명도 없이 “150만 원 든다”고만 했다. 근거 없는 고가 견적에 당황스러워 서둘러 나왔다.

세번째 견적: 45만원.. 그러나 수리비 시한 폭탄?

근처 파란손 카센터를 방문하자, 증상만 듣고 엔진룸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45만 원을 견적서로 제시했다.

다만 디젤엔진 특성상 인젝터 고착이 발생하면 엔진을 들어내야 하며, 수리비가 100만 원 이상 들 수 있다고 했다. 냄새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수리비 시한 폭탄이 두려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네 번째 카센터: 꼼꼼한 진단과 합리적인 견적

지쳐가던 찰나 근처 카센터 한 곳을 더 검색해 방문했다. 사장님은 엔진룸을 직접 열어 잘 안 보이는 부위까지 거울로 확인해보더니 로커암 커버 누유와 체인 커버 누유를 확인했다.

“냄새는 로커암 커버 쪽 누유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고, 수리비는 48만 원. 자세히 점검한 데다 가격도 합리적으로 보여 신뢰가 갔다.

냄새가 완전히 사라질 거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어차피 누유 수리는 해야 하므로 이곳에서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가 분리된 모습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가 분리된 모습

수리과정 및 비용

분리된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와 로커암 커버
 분리된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와 로커암 커버

  • 체인 커버는 금속 재질로 변형이 없어 탈거 후 세척 → 실리콘 처리 → 재조립
  • 로커암 커버는 플라스틱 재질로 변형 우려 → 로커암 커버 및 가스킷 새 제품 교환

또한 연식 및 주행거리, 소음과 녹상태를 고려해 구동벨트 및 풀리 교체를 권장받았고, 20만 원 정도가 추가되었다. 타이밍 체인은 상태 양호하여 교체하지 않았다.

예약 후 오전에 차량을 맡기고 당일 수리가 완료되었으며, 다음 날 차량을 찾았다.

실리콘 작업이 되어 결합된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
 실리콘 작업이 되어 결합된 타이밍 커버(체인 커버)

로커암 커버가 조립된 모습
 로커암 커버가 조립된 모습

마치며

이제는 히터를 켜면 타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열간 상태에서도 엔진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물론 엔진이 고온일 때의 일반적인 냄새는 있지만, 기름 타는 냄새는 완전히 사라졌다.

체인 커버 누유 증상이 있었던 6년 동안 버텼는데, 결국 히터 냄새가 결정적인 수리 계기가 되었다. 만약 냄새가 나지 않았다면 더 버텼을지도 모른다.

만약 로커암 커버 누유를 수리하고도 냄새가 계속되었다면 골치 아플 뻔했지만, 다행히 한 번에 해결되었다. 이제는 히터와 에어컨을 냄새 걱정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히터나 에어컨을 켤 때 타는 냄새가 실내로 유입된다면,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으니 반드시 점검하길 권장한다. 특히 로커암 커버(엔진 헤드) 쪽에서의 오일 누유 여부를 먼저 확인해보자.

누유는 방치할수록 수리비가 커질 수 있으니,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점검하고 조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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