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쏘맥 제조기(?)’ 다이소 세탁기 개조기

아이가 쿠X 장바구니에 장난감 세탁기를 담아두었다. 유X브에서 봤다는데, 장난감 세탁기에 음료수를 넣어 섞어 마시는 게 재미있어 보여서 자신도 해보고 싶어 담아두었다는 거였다. 검색을 해보니 다이소 세탁기였고, 물을 넣고 작은 옷감을 세탁할 수 있는 가전놀이 장난감이었다.

다이소 세탁기 구매

AA 배터리 2개로 빨래판이 돌게 되어 있어, 물과 빨래감을 넣고 동작시키면 빨래가 되고, 세탁기 옆에 배수호스를 내리면 배수가 되는 가전놀이 세탁기 인데, 의도와 다르게 이 세탁기가 ‘쏘맥 말기’에 활용되며 ‘인싸’ 아이템으로 등극하기도 했던 제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다이소 움직이는 가전놀이 세탁기
 다이소 움직이는 가전놀이 세탁기 ⓒ 다이소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집 근처 다이소 매장에 들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매장에 세탁기 장난감이 있었다. 아이와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세탁기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배터리를 넣고 작동을 확인한 뒤, 아이에게 주자 물을 넣고 즐겁게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물을 넣고 배수를 해보고, 또 물을 넣고 작동을 시키며 신이 난 모습이었다. 혹시 몰라 세탁기 안에 넣은 물이나 음료수는 마시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하루만에 스위치가 고장난 다이소 세탁기. 곰돌이가 귀엽다
 하루만에 스위치가 고장난 다이소 세탁기. 곰돌이가 귀엽다

하루도 안되서 스위치 고장

다음 날, 집에 와보니 아이가 세탁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하루 만에 고장이 나버리다니, 아이가 실망할까 봐 빨리 고쳐주고 싶어졌다.

내부를 열어보니 모터와 스위치가 배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세탁기 구동부분은 웜기어로 구성되어 있었다. 단순한 구성으로 토크와 기어비를 고려한 듯 했다. 회전판 부분에는 방수가 되지 않는 구조라 물이 몇 방울 새어나와 있었다. 테스터기로 찍어보니 상단 스위치가 불량이었다. 스위치 내부에 물이 들어간 건지, 단순히 뽑기운(?)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세탁기 내부는 모터와 스위치가 배선으로 연결된 단순한 구조이다
 세탁기 내부는 모터와 스위치가 배선으로 연결된 단순한 구조이다

스위치교체 및 작동표시 LED 추가

창고를 뒤적이다 토글 스위치를 하나 찾았다. 기존과 동일하게 상단에 토글 스위치를 달면 물이 스며들어 또 고장이 날 것 같아 세탁기 옆면에 달기로 했다. 기존에 고장 난 스위치를 제거하려 했더니, 스위치만큼 구멍이 크게 나 있어서 보기 좋지 않았다.

부품을 뒤적이다 보니 빨간색 LED 하나를 발견했고, 기존 스위치 자리에 크기가 딱 맞았다. 작동 시 빨간불이 들어오는 표시용 LED를 달기로 하고, 적당한 저항(100~330Ω)도 함께 준비했다.

배터리 (+) ---- 스위치 ----+---- 모터 (+) ---- 배터리 (-)
                           |
                           +---- LED (+) ---- 저항 ---- LED (-) ---- 배터리 (-)

스위치는 세탁기 오른쪽 옆면에 구멍을 뚫어 글루건으로 고정했다. 회로는 단순해 납땜이나 구멍 뚫는 작업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은근히 손이 많이 갔다.

완성

세탁기 오른쪽 옆면 스위치를 켜면 다이소 세탁기가 작동하고, 상단에 부착한 작동 표시 LED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아이가 다시 신나게 가지고 노는 걸 보니 뿌듯했다. 이렇게 또 작은 노력으로 아이에게 착한 아빠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러운 세탁기 개조 작업이었다.

세탁기 오른쪽에 토글 스위치를 달고 기존 스위치 위치에 작동표시 LED를 적용했다
 세탁기 오른쪽에 토글 스위치를 달고 기존 스위치 위치에 작동표시 LED를 적용했다

마치며

수리의 보람도 잠시, 3일째 되는 날부터 아이는 더 이상 다이소 세탁기를 가지고 놀지 않는다. 역시 아이는 싫증도 금방이다.

그래도 괜찮다. 다음에 또 장난감이 고장 나면, 다시 고쳐줄 것이다. 이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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