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테이블의 서랍이 이상하게 2/3쯤 들어가면 더 이상 밀리지 않고, 뭔가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면서 뻑뻑해졌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며 불편함을 감수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점점 더 신경 쓰이고 불편해졌다. 결국 오늘은 미뤄 두었던 서랍레일 수리를 직접 진행해보기로 했다. 예상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귀찮긴 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해결 과정이 명확해 공유해 본다.
문제 증상: 2/3 지점에서 뻑뻑하게 멈추는 서랍
서랍은 열 때는 문제없이 부드럽게 열리지만, 닫을 때만 2/3 정도 들어가면 뭔가 끼인 듯 갑자기 뻑뻑해져 억지로 힘을 줘야만 닫히는 상태였다. 귀찮아서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넣어두고 방치해 두었는데, 결국 참고 참다가 서랍레일 수리를 시도하게 되었다.

서랍레일 수리
서랍을 완전히 열어 옆면을 보면 레일에서 분리하기 위한 레버가 있다. 한쪽은 위로, 반대쪽은 아래로 밀어주면 분리되는 구조다. 레버를 움직인 뒤 서랍을 잡아당기면 쉽게 빠진다.

서랍이 분리되자마자 왼쪽 레일이 그대로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아마 레일 이탈로 불완전한 상태에서 움직이다 보니 서랍이 뻑뻑해진 것으로 보였다. 오른쪽 레일은 정상적으로 고정된 상태였다.

사용된 서랍레일은 슬라이드레일로 3단 볼레일(Three-section ball bearing slide) 타입이었다. 분리된 레일 양쪽에는 흰색 플라스틱 리테이너가 있고, 그 안에 스틸볼(쇠구슬)이 들어 있어 베어링 역할을 하여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게 하며 하중을 분산한다. 레일은 다음과 같은 구성이다.
- 아우터 멤버(Outer rail): 테이블 본체에 고정된 바깥 레일
- 미들 멤버(Middle rail): 서랍과 아우터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 레일
- 이너 멤버(Inner rail): 서랍 본체에 붙어 앞뒤로 움직이는 레일
리테이너에는 원래 스틸볼이 4개씩 있어야 하지만, 이전 고장으로 인해 일부는 빠져 사라진 상태였다. 결국 리테이너에 스틸볼을 2개씩 넣어 임시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미들/이너 레일을 아우터 레일에 다시 끼우려고 했지만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아우터 레일 자체를 벌려서 넣어야 하는데 강도가 있어 쉽지 않았다.

결국 테이블 본체에서 레일을 완전히 분리한 후, 뒤쪽 고정 부위를 열어서 내부에서 삽입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아우터 레일 안쪽 끝 고정 부위는 검은색 탄성 캡으로 마감돼 있어, 이를 제거한 뒤 롱노우즈로 고정 부위를 펴주었다. 이 상태에서 미들/이너 레일 뭉치를 정상적으로 삽입할 수 있었고, 다시 캡을 끼워 마무리했다.


오른쪽 아우터 레일을 테이블 본체에 재고정한 후, 레일 전체에 발라진 기존 그리스(Grease)를 확인했다. 오래되어 약간 끈적하게 굳어 있는 느낌이어서 기존 그리스를 닦아내고 새 그리스를 도포했다. 이후 서랍레일을 여러 번 움직여 그리스가 고르게 퍼지도록 하고, 밖으로 튀어나온 과도한 부분은 휴지로 닦아내었다.

서랍을 레일 홈에 맞춰 넣고 밀어 넣으면 ‘딸깍’하며 정상적으로 결합된다. 리테이너에 스틸볼이 원래보다 적은 2개씩만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부드럽게 작동했다.

마치며
결국 서랍레일 수리는 번거로운 작업이긴 했지만, 구조만 이해하면 천천히 진행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특히 3단 볼레일은 구조는 단순해 보이지만, 부품이 빠지거나 손상되면 수리가 쉽지 않아 상황에 따라서는 레일 교체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직접 고쳐놓고 나니 새것처럼 부드럽게 열리고 닫혀서 꽤 만족스럽다. 비슷한 증상을 겪는 분들도 차근차근 따라 해 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