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서 구매한 NM90 RC카의 USB 전용 충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해도 빨간불만 깜박일 뿐 충전이 되지 않았다. 배터리 복원을 위한 점검 결과 셀 밸런스 불균형이 원인이었고, 셀 밸런싱을 통해 배터리팩을 정상 복원할 수 있었다.
최근 무선 가전부터 RC(무선조종) 제품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리튬이온·리튬폴리머 배터리팩의 핵심 개념인 셀 밸런스(Cell Balance) 에 대해 알아보고, 충전되지 않던 배터리를 셀 밸런싱으로 복원한 실제 과정을 공유해 본다.
충전이 되지 않는 NM90 RC카 배터리
NM90 RC카에 전원을 넣어봐도 헤드라이트만 깜박거릴 뿐 동작하지 않았다. 배터리를 전용 USB 충전기로 충전해보니 시간이 흘러도 충전이 되지 않고 빨간불만 깜박거린다.
구매한 지 2년 가까이 됐고, 한동안 충전을 하지 않은 터라 배터리 고장으로 판단해 버리려다가 결제 후 배송을 기다리는 것보다 분해해서 복원해보는 것이 더 빠를 수 있겠다는 판단에 배터리 복원을 시도해 보았다.
RC카 배터리팩 구조 확인
NM90 RC카의 배터리는 7.4V 1,200mAh 리튬이온 배터리(Li-ion Battery) 이다. 배터리팩에 감싸져 있는 수축튜브를 벗겨내면 2개의 배터리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다.
2개의 배터리(셀, Cell)가 직렬(Series)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2S 배터리이다. 수축튜브는 다시 재활용해야 하므로 가능한 온전하게 벗겨냈다.
셀 밸런스 개념
멀티미터로 전압을 측정해보니 한쪽 배터리 셀(Cell)은 3.9V 정도가 나오는데, 다른 한쪽은 1.1V가 나온다.
배터리팩은 여러 개의 셀로 연결되어 있고, 각 셀은 전압이 완전히 같지 않으며 충전·방전을 거듭하면서 전압 차이가 발생한다. 셀 간 전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차이가 나면 한쪽은 과충전, 다른 쪽은 덜 충전되는 불균형 상태가 생기게 된다.
이 경우 덜 충전되는 셀로 인해 배터리팩의 정상 전압이 나오지 않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계속 충전을 시도하다가 한쪽은 과충전되어 4.25V를 초과하게 되면 셀 열화·발열·폭발 위험까지 생길 수 있다.
셀 간 전압이 이렇게 틀어져 있어서 셀 밸런싱 충전 기능이 내장된 USB 전용 충전기로 충전을 시도해도 보호회로가 동작하여 충전이 불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압이 높은 셀은 살짝 빼주고, 낮은 셀은 더 채워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이렇게 바로잡아주는 것을 셀 밸런싱(Cell Balancing) 이라고 한다.
셀 밸런스는 최근 무선청소기, 로봇청소기, 무선선풍기 등의 가전제품부터 드론 등 RC(무선조종) 배터리까지 사용되는 리튬이온(Li-ion)·리튬폴리머(Li-Po) 배터리의 수명·안정성·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개념이다.
셀 밸런싱 진행
3.9V 전압의 셀은 그대로 두고, 전압이 낮은 1.1V 셀의 전압을 채워서 균형을 맞추는 셀 밸런싱을 진행한다. 과방전된 1.1V 셀에 임시로 전선을 납땜해 Li-ion 충전기에 연결했다.
1C 충전 전류는 배터리팩에 1,200mAh로 표기되어 있으나, 속도는 느리더라도 충전의 질을 높이기 위해 600mA로 설정했다.
충전 시에는 화재나 폭발 우려가 있으므로 금속 트레이 위에 배터리팩을 둔다. 충전을 시작하면 설정된 0.6A로 충전이 진행된다.
충전 중에는 절대 자리를 비우지 말고, 배터리팩이 부풀거나 발열이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리를 비워야 할 경우에는 충전을 잠시 중단하도록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완충 전압인 4.2V에 가까워진다. 충전 시간은 10분을 경과했는데 사진에서 충전 시간이 32초로 표시되는 이유는 충전 중 잠시 자리를 비워 충전을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충전 중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는 반드시 충전을 멈추는 것이 좋다.
셀 밸런싱 완료된 배터리팩 테스트
완충 전압에 가까운 4.16V까지 확인하고 충전을 중지했다. 다시 배터리팩에 수축튜브를 전기 절연테이프로 감싸주고, 전용 USB 충전기로 충전을 다시 시작해보았다.
전용 USB 충전기도 셀 밸런싱 충전 기능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 정상 충전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전용 USB 충전기로 정상 충전 완료(녹색불 점등)를 확인하고, 배터리팩을 NM90 RC카에 연결하니 정상 동작한다. 배터리팩의 전압을 확인해보니 각 셀 모두 완충 전압이 확인 되었다.
일상적인 리튬이온/리튬폴리머 배터리 관리 요령
셀 밸런싱을 하려면 앞서 진행 과정에서 보듯이 멀티미터, 납땜인두, 충전기 등의 적절한 공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평소 배터리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 완전 충전한 상태로 오래 보관하지 말 것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40~60% 정도 충전 상태로 보관한다. 제품에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이 없는 경우에는 수분 정도 배터리를 사용해서 잔량을 60~70% 정도로 낮춘 뒤 보관하도록 한다. - 완전 방전 금지
셀 전압이 3.0V 이하로 떨어지면 급격히 열화되거나 복구 불가능이 된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2~3개월마다 10~20분 정도 충전하여 보관한다. - 고온·저온 방치 금지
40°C 이상 고온이나 0°C 이하 저온에서는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고 폭발 위험이 있으므로 15~25°C의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서 보관한다. - 밸런스 충전 하기
배터리팩의 경우 전용 충전기에서 밸런스 충전을 제공하므로 반드시 전용 충전기로 충전한다. - 물리적 손상·팽창·열감 시 즉시 폐기
충격·변형·팽창 시 내부 단락의 위험이 있으며, 충전 중 발열이 심하거나 팩이 부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한다. 폐기 시에는 절대 일반 쓰레기로 버리지 말고, 배터리 수거함을 이용한다. - 충전 중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특히 리튬폴리머(Li-Po) 배터리의 경우 고출력 제품이므로 충전 중 화재 위험이 있다. 반드시 불연성 표면(타일, 금속 트레이, 도자기 등) 위에서 충전하고, 충전 중에는 절대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마치며
NM90 RC카 배터리팩의 충전 문제를 분석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가전제품에서 RC(무선조종)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리튬이온(Li-ion)/리튬폴리머(Li-Po) 배터리팩의 셀 밸런스 원리를 확인하고, 이를 응용해 충전 불가 배터리팩을 복구할 수 있었다.
셀 밸런스가 틀어졌을 때 적절한 공구와 충전기가 없으면 직접적인 셀 밸런싱은 어렵다. 따라서 앞서 소개한 일상적인 배터리 관리 방법을 지키면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값비싼 배터리 구매로 인한 불필요한 지출도 줄일 수 있다.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충전되지 않는 경우, 셀 밸런싱을 직접 하기 어렵다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배터리팩을 배터리 수거함에 안전하게 폐기한 뒤 새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