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청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떼가 지나간 후, 마침내 평온이 찾아왔다.
창문을 열 때마다 들어오던 벌레와, 마당에 수북히 떨어지던 러브버그 사체를 쓸어 담던 게 엊그제 같다.
비가 한 번 오고 나서야 “이제 다 끝났구나…” 싶었는데, 문득 창틀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러브버그 사체들이 샤시 틀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
이번 글에서는 직접 경험한 창틀 청소 방법과, 벌레 유입을 막기 위한 물구멍 차단 팁까지 정리해 본다.
창틀에 쌓인 러브버그 사체 청소
창틀 샤시의 러브버그 사체를 보자마자 “시간 더 지나면 눌러붙을 수도 있겠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저 벌레들을 그대로 둔 채로는 맘 편히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곧장 물티슈를 들고 벌레 잔해를 닦기 시작했다.
물티슈로 슥슥 닦아내니 생각보다 잘 지워졌다.
닦을 때마다 물티슈가 새까매졌고, 러브버그 특유의 냄새가 은은하게 올라왔다.
마치 개미를 으깨면 나는 그 냄새와 비슷한 듯 했다.
창틀 모서리 부분은 물티슈를 십자드라이버에 감아 밀어 넣는 식으로 구석구석 청소했다.
꽤 열심히 닦았더니 처음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깔끔해졌다.
좀 더 확실하게 닦고 싶다면?
물티슈로도 충분히 벌레 제거가 되긴 했지만,
얼룩이 남아 있거나 더 깔끔하게 창틀 청소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중성세제를 희석한 물을 분무기에 담아 뿌려가며 브러시로 닦는 걸 추천한다.
(분무기 사용 시엔 마스크를 꼭 착용)
창틀이 작고, 구조가 단순하다면 샤시와 방충망을 아예 분리해서 물청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러브버그뿐 아니라 오래된 먼지, 곰팡이 등도 함께 제거할 수 있다.
샤시 물구멍은 러브버그의 유입 통로
창틀 청소 중 특히 눈에 띈 건 샤시 물구멍이었다.
아래 사진처럼 물구멍 틈이 러브버그 사체로 꽉 막혀 있었다.
창문은 닫아뒀는데도 벌레가 왜 들어왔나 했더니, 물구멍을 통해 러브버그가 유입된 것이었다.
샤시 안쪽 레일에는 물구멍이 없었기 때문에, 다행히 대부분 집 안까지는 들어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창틀 샤시의 물구멍을 막아두지 않았다면, →
벌레·모기·러브버그 차단 베란다 샤시 물구멍 막기 글을 참고해서
꼭 막아두길 추천한다.

빛에 끌린 러브버그, 방마다 차이 뚜렷
아래 사진은 이중창 구조의 창틀이다.
물구멍을 통해 첫 번째 창문은 통과했지만, 두 번째 창문 앞에서 대부분 죽어 있었다.
특히 오랜 시간 문을 열어두었던 방의 샤시에는 러브버그가 유독 많았고,
반대로 자주 사용하지 않은 방 창틀은 상대적으로 깨끗했다.
러브버그가 빛에 끌리는 성질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영향이 아닐까 싶다.


러브버그는 사라진 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다
러브버그가 지나가고 나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느낌이다.
그 많던 러브버그는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러브버그의 암컷은 한 번에 300~500개의 알을 낳고,
그 알들은 토양 속에서 알이나 애벌레 상태로 1년을 보내다
내년에 다시 성충으로 대량 출몰할 가능성이 있어, 물구멍 차단을 해두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마치며: 지금 닦고 내년 대비하자
러브버그 창틀 청소를 직접 해보니,
한여름 벌레·모기 유입을 막으려면 지금부터 물구멍 차단 같은 예방 조치를 해두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샤시 틀과 방충망을 청소하고, 물구멍을 막아두는 것만으로도
다음 러브버그 시즌을 훨씬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이 혹시 러브버그와 함께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