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유량계)을 이용할 경우, 난방비 절약을 위해 간헐식 난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간헐식 난방을 1시간에 10분 정도만 가동하도록 설정했는데, 매번 수동으로 타이머를 눌러야 해서 번거로웠다.
그래서 ‘이걸 자동으로 제어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스마트싱스와 지그비 기기를 이용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처음에는 핑거봇 방식으로 자동화하여 사용해왔으나, 간혹 난방 제어가 되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핑거봇 방식에서 드라이컨택(Dry Contact) 제어 방식으로 개선한 간헐식 난방 자동화 과정을 정리해본다.
핑거봇을 이용한 지역난방 간헐식 난방 자동화와 문제
지역난방(유량계)을 이용하고 있어 1시간에 10분 정도 간헐식 난방을 이용했다.
오후나 저녁쯤에 각 방의 온도조절기 타이머 버튼을 눌러 간헐식 난방을 설정했는데, 매번 하려니 꽤 귀찮은 일이었다.
사용하고 있는 난방 온도조절기는 거실에서 ‘전체외출/해제’ 버튼을 누르면 모든 방의 난방이 켜지거나 꺼진다. 이 버튼을 자동으로 켜고 끌 수 있다면, 간헐식 난방도 자동으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그비 방식의 핑거봇을 구입하여 스마트싱스에 연동하고 자동화 설정을 해서 매시 정시와 매시 10분에 핑거봇을 동작시켜 ‘전체외출/해제’ 버튼을 누르게 했다.
적절한 힘으로 누르되 과도하게 눌리지 않도록, 핑거봇과 벽 사이에는 자동차 문콕 방지 스펀지와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부착했다.

벽에 핑거봇이 붙어 있는 모양이 보기 좋진 않았지만, 편리함 때문에 감수할 만했다.
대체로 잘 동작했지만 간혹 버튼이 눌리지 않아 난방이 켜져야 할 때 켜지지 않거나, 꺼져야 할 때 꺼지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 핑거봇이 벽면에 부착되어 있어 미관상 좋지 않음
- 간혹 버튼이 눌리지 않아 난방이 켜지거나 꺼지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 발생
간헐식 난방 자동화 방식 선택
배선 연결 확인
먼저 온도조절기와 밸브 컨트롤러, 난방 구동기를 확인해 보았다.
싱크대 아래에 난방 분배기와 구동기, 밸브 컨트롤러가 설치되어 있었다. 밸브 컨트롤러 하단에는 구동기 배선들과 온도조절기 배선이 연결되는 단자가 있고, 밸브 컨트롤러와 온도조절기가 UTP 케이블(랜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었다.
총 8가닥 중 4가닥만 사용되고, 4가닥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난방 시스템 교체 방법
첫 번째 방법은 난방 시스템(각 방 온도조절기와 밸브 컨트롤러)을 교체하는 것이다.
제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동기를 재활용하더라도 15만~50만 원 정도 비용이 들 듯했다.
단순히 방전체에 대한 간헐식 난방만 필요한 상황이라 비용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않아 보였다.
드라이컨택 자동화 방법
두 번째 방법은 거실 온도조절기의 ‘전체외출/해제’ 버튼을 드라이컨택으로 연결하고, 지그비 릴레이로 제어하는 것이다.
온도조절기 버튼에 드라이컨택 배선을 연결하고, UTP 케이블의 여유선을 이용해 밸브 컨트롤러 쪽으로 배선을 가져온 뒤, 스마트 스위치(릴레이)로 접점을 제어하면 핑거봇이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동작한다. 이렇게 하면 난방을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해 지고, 핑거봇을 이용했을때의 오동작도 사라진다.
난방 제어뿐 아니라 난방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설치된 구동기의 경우 열림·닫힘 시마다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부분이 있어, 이 회전부에 자석을 부착하고 도어 센서를 이용해 난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왁스형 구동기처럼 외부적으로 회전하는 부분이 없어 상태 확인이 어려운 제품은 난방 상태 확인이 어렵다.
드라이컨택 자동화 조건
드라이컨택을 사용해 간헐식 난방 자동화를 하려면 다음 조건이 필요하다.
- 온도조절기~컨트롤러 배선 중 사용하지 않는 여유 배선이 있을 것
(없다면 배선작업이 필요해 난이도와 비용이 올라감) - 스마트싱스 등 자동화 IoT 솔루션이 필요
- 자동화 솔루션과 연동 가능한 드라이컨택용 스마트 스위치(릴레이) 필요
- 구동부에 회전부가 있어 도어 센서로 상태 확인이 가능해야 하고, 연동 가능한 도어 센서와 자석 필요
드라이컨택을 사용하면 핑거봇이 필요 없어 미관상 깔끔하고, 오동작 문제도 사라진다.
비용도 더 저렴해 합리적이다.
드라이컨택(Dry Contact) 이란?
스마트홈이나 난방 제어기 쪽을 보다 보면 ‘드라이컨택’이라는 말을 종종 보게 된다.
이게 뭔가 복잡한 전자부품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단순한 스위치 접점이다.
‘드라이(Dry)’는 말 그대로 전기가 직접 흐르지 않는 건조한 상태를 뜻한다.
그래서 드라이컨택은 전류를 흘리지 않고, 단순히 스위치가 눌렸는지(ON/OFF) 만 알려주는 장치다.
예를 들어 전등 스위치는 전기를 흘려서 불을 켜지만,
드라이컨택은 “스위치가 켜졌어요”라고 신호만 전달한다.
불을 직접 켜는 건 그 다음 장치의 역할이다.
이런 단순 접점 방식은 안전하고 호환성이 좋다.
그래서 다음처럼 다양하게 쓰인다.
- 보일러나 난방 제어기에서 난방 ON/OFF 신호 보낼 때
- 문열림 센서처럼 문이 열렸는지 닫혔는지 알려줄 때
- 스마트홈 시스템에서 스위치 입력을 받아 자동화할 때
즉, 전기 제어는 다른 장치에 맡기고,
드라이컨택은 그저 신호만 깔끔하게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지역난방 드라이컨택 자동화
드라이컨택 배선 준비
먼저 거실 온도조절기와 싱크대 아래 밸브 컨트롤러까지 드라이컨택용 배선을 확보해야 했다.
컨트롤러 단자에 연결된 UTP 케이블 중 사용하지 않는 녹색선 2가닥을 활용하기로 했다.
온도조절기 벽면 쪽에서 녹색선 2가닥을 쇼트시킨 후, 반대편 컨트롤러 단자 측의 녹색선 2가닥을 멀티미터로 도통 테스트해보았는데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한쪽을 쇼트시키고 반대편에서 도통 테스트를 반복하다 보니 밸브 컨트롤러 → 작은방 → 안방 → 거실 순으로 배선이 연결 되어 있는 것을 확인 했다.
배선이 연결된 순서대로 밸브 컨트롤러에서 거실까지 녹색선 2가닥이 연결되도록 각 방 벽면의 배선을 연결 했다.

이제 거실 온도조절기의 ‘전체외출/해제’ 버튼에 드라이컨택을 적용하기 해 납땜하여 배선을 연결한다. 납땜시에 버튼 사용에 간섭이 없도록 주의한다.


드라이컨택 배선 테스트 및 스마트 스위치(릴레이) 연결
거실 온도조절기의 드라이컨택 배선을 임시로 녹색선 2가닥과 연결하고, 밸브 컨트롤러 측 녹색선 2가닥을 임의로 쇼트시켜 밸브 구동을 확인했다.
정상 동작을 확인 후 전기절연테이프로 마무리했다.

이후 밸브 컨트롤러 측의 녹색선 2가닥(드라이컨택 배선)을 스마트 스위치(릴레이)에 연결하기 쉽게 연장했다.

스마트 스위치(릴레이)는 스마트싱스에 지그비로 연동 가능한 제품을 사용했다.
NO(Normally Open) 접점에 드라이컨택 배선을 연결했다.

스마트 스위치에 전원과 드라이컨택 배선을 연결하고 스마트싱스에 연동한 뒤, 난방 제어가 정상 작동하는지 테스트했다.

정상 동작을 확인한 후, 스마트 스위치를 고정하고 배선을 정리한다.

난방 상태 감지용 도어 센서 설치
난방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구동기 몸체에 도어 센서, 회전부에는 자석을 부착했다.
구동기 회전부는 180도 각도로 동작하므로 자석은 양쪽에 하나씩, 두 개 부착했다.
자석은 다이소 원형 자석 구입해서 자석부분만 분리해 사용했다.
난방 상태 감지를 도어 센서로 응용한 것은 핑거봇 난방 제어 부터 사용한 것으로 경험상 문제없이 잘 동작한다.



모니터링 및 제어용 출수·입수 온도센서 설치
지역난방에서는 출수 온도를 이용해 난방 제어를 할 수 있다.
출수관에 온도센서를, 입수온도는 참고용으로 입수관에도 온도센서를 달았다.
정확한 배관 온도 측정이 불가능하므로 적합하지는 않지만, 변화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시도해 보았다. 사용해보면서 보완할 예정이다.


난방 자동화 동작 확인
스마트싱스에서 ‘난방’ 버튼을 작동시키면 ‘난방 밸브’ 도어센서가 열림(난방 켜짐) 상태가 된다.
다시 버튼을 누르면 닫힘(난방 꺼짐) 상태로 전환된다.
이제 ‘난방’ 버튼과 ‘난방 밸브’ 상태를 이용하여 자동화 루틴을 구성하면 간헐식 난방을 자동화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며
결과적으로 드라이컨택과 스마트 스위치를 이용한 간헐식 난방 자동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핑거봇을 사용할 때 발생하던 오동작 문제도 사라졌고, 벽면이 깔끔해진 것도 장점이다.
추가로 출수관에 온도센서를 설치하여, 간헐식 난방뿐 아니라 출수 온도를 활용한 효율적인 난방 제어도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자동화 루틴을 통해 우리 집 환경에 맞는 최적의 난방 시스템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자동화 루틴은 다음에 준비가 되면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간헐식 난방 자동화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물론 돈으로 해결하면 쉽고 편리하지만, 현재의 제한적인 환경을 활용해 꼭 필요한 자동화를 직접 구현해보는 일은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보람된 일이다.
겨울이 오기 전, 비슷한 환경이라면 한 번쯤 참고해보길 바란다.